개인 화보는 처음이죠? 항상 멤버들과 함께했는데 혼자 있으니까 많이 어색했어요. 부담스럽기도 하고, 허전하고요.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갤 만큼 바쁜 생활을 하고 있어요. 틈날 때마다 정연 개인의 일상도 잘 보내고 있는지 궁금해요. 막상 쉬는 날이 오면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뭘 해야 할까 생각만 하다가 하루가 끝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다 할 만큼 보람찬 휴가를 보낸 적이 없어요. ‘이번 휴가는 이렇게 끝났구나, 다음 휴가를 기다려보자’ 하고 넘어간 적이 많죠. 근데 정말이지 다음 휴가에는 계획을 잘 짜서 어디론가 가보고 싶어요. 혼자서.
일에 치이지 않고 나를 챙겨야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해요? 아직까지는 쉬는 것보다 일하는 게 더 좋아서 그런 생각은 안 해봤어요. ‘나는 쉬면 더 잘할 수 있어’ 하기보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것 같아요. 쉬다 보면 일 생각 나고, 일하는 와중에는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일을 우선해야 하니까.
일로 채워지는 것이 많다고 들려요. 어린 나이에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했으니 어떤 면에서는 저나 멤버들이 또래보다는 조금 어른스럽다는 생각도 들어요. 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고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다는 걸 몸소 겪잖아요. 그 경험이 결국 타인이나 멤버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돼요. 데뷔한 뒤 내게 배려심이 생겼다는 건 확실히 알겠어요.
누군가를 배려하는 일이 왜 중요하다고 봐요? 모두가 다르니까요. 내가 배려하고, 상대방도 배려하면 성향이나 성격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끼리도 서로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어떤 일보다 배려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트와이스도 멤버가 9명이다 보니 숙소에서 함께 사는 것 자체가 배려예요. 한 명이라도 배려하지 않으면 틀어지고 삐뚤어지는데 우리 멤버들이 다 착하고, 한 명도 모난 사람이 없어요. 그런 면을 보며 멤버들에게 배우는 점도 많아요. 같은 일에도 이 아이는 이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구나, 나는 미처 못한 생각인데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면서 멤버들 곁에서 배워가는 부분이 있어요.
배려하는 과정에서 어떤 순간에는 내 욕심을 내려놔야 하고, 내 주장을 굽혀야 하는 순간도 있죠. 그래서 다수결에 따라요.(웃음) 누군가 “다수결로 하자!” 하고 말하면 지금까지 하던 생각을 싹 버리고 다수의 결정에 따라요.
주로 어떤 상황에서 다수결로 정해요? 아주 사소한 거예요. 예를 들어 무대에서 헤드셋 마이크를 착용할 때 마이크가 검은색이 있고 피부 톤에 맞는 베이지색도 있어요. 그럼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데 그 순간에 다수결로(웃음) 말하고 보니 정말 사소하네요.
단체 생활을 하는 중에도 지키고 싶은 나의 모습이 있다면? 정리하는 습관. 숙소에서든 대기실에서든 심하게 정리하는 편인데 지저분하면 보기에 좋지 않잖아요. 특히 여러 사람이 오가는 대기실은 트와이스의 얼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가 혼자 다 치워도 기분이 나쁘지 않아요. ‘내가 빨리 다 치우고 마음 편하게 있을래’ 하는 마음이 커요. 태도 면에서는 뭐든 열심히 하려는 것. 작은 무대라도 최선을 다하고 내려오는 것. 그건 진짜 지키고 싶어요.
조금도 꾸미지 않고 온전히 자연인 정연으로 있는 순간은 언제예요? 사실대로 말해도 될지…. 전날 저녁에 머리 감고 자고 일어나서 헤어와 메이크업을 위해 숍에 가는 내 모습이 진짜 나예요.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얼굴에 머리를 감고 자고 일어나서 부스스한 상태 그 모습이 딱 저 같아요. 그 모습을 본 숍 선생님들의 표정은….(웃음)
스스로에 대해 얼마큼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전혀 모르고 있다고 생각해요. (웃음) 아직은 어리잖아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나를 알아가는 건 지금보다 여유 있을 때 하고 싶어요. 내가 당장 하고 싶은 건 트와이스 활동이고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한 뒤에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건 나중에 생각하고 싶어요.
어떤 일을 결정하거나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다면? 선택했다는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는 거요.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선택했다는 사실도요. 내가 선택한 것이니 후회나 미련을 갖지 않는 게 중요한 것같아요. 내가 선택한 걸 어쩌겠어요. 누구를 탓할 수 없는 거잖아요.
결과에 대해서는 쿨한 태도를 가지려 하는 편이군요. 이 또한 제가 하는 일 중 하나니까 어쩔 수 없죠.
본인을 믿는 편이에요? 믿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의심하는 쪽에 가까워요? 선택하기 전에 누군가에게 꼭 조언을 구해요.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편이기도 하고요. 말은 해도 막상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잖아요. 멤버 중 채영이는 주관이 강해서 즉각, 바로바로 행동으로 옮기거든요.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자유인.(웃음) 그런 면을 본받고 싶어요.
그럼 조언은 주로 채영 씨에게 구하나요? 근데 채영이는 또 본인이 관심 없는 일에는 말을 잘 안 해요. “나 이거 하고 싶은데 어때?” 하고 물으면 “언니가 하고 싶은 거 다 해” 하는 주의예요. 자기도 하고 싶은 거 다 하니까 “괜찮아. 다 해” 그러죠. 조언에 있어 감정이입을 해주는 게 중요하니까 조언은 채영이를 뺀 모든 멤버에게 구하고 있어요.(웃음)
정연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 좀 버려야 할 것이 있다면? 넓은 오지랖. 쓸데없는 걱정도 많고, 스스로 몸을 힘들게 만드는 사소한 오지랖이 있어요. 모두를 다 챙겨주고 싶은 마음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 멤버들도 늘 “왜 이렇게 오지랖이 넓어? 조금 버려”라고 이야기해요.
넓은 오지랖을 버린 자리에 무엇을 채우면 좋을까요? 채우고 싶은 건 엄청 많은데… 일단 버킷리스트를 채우고 싶어요. 하나는 이뤘어요. 번지점프 하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비키니 입고 바다에 가기예요. 혼자서 여행해본 적이 없고 무서워하는 편이라 그에대한 자신감을 채우고 싶어요.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요. 멤버들에게 제 버킷리스트에 대해 들려주면 “무슨 누드 풀장 가는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이라도 비키니 입고 갈 수 있어”라고 하는데 전 자신감이 없어서.(웃음)
올해 마지막을 누구와 무엇을 하며 보내고 싶어요? 오래전부터 한 해의 마지막은 늘 멤버들과 보냈는데, 올해는 혼자 보내보고 싶어요. 보신각에 가서 종소리를 들으며 혼자 새해를 맞이하면 어떨까요?
꼭 혼자여야 하는 거죠? 지금까지 살면서 스물네 해 동안 혼자 있었던 적이 없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