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런던에서 유래한 벌레스크는 노래와 춤이 어우러진 희가극 공연으로 주로 풍자나 해학을 담은 내용을 중심으로 여성의 매력을 강조했다. 이후 미국으로 전파돼 다양한 쇼 무대에 올려지면서 스트립쇼와 유머를 녹인 새로운 형태의 벌레스크 쇼가 유행하게 되었다. 특히 공연자의 개성을 드러내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의상과 춤은 벌레스크가 세계적인 공연이 된 요인이다.
지난 핼러윈의 밤, 한국 팬들에게 벌레스크 공연의 정수를 보여준 이모데스티 블레이즈(Immodesty Blaize)는 런던 출신의 벌레스크 여왕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런던 로열 오페라 하우스와 블레넘 궁전, 이탈리아 베네치아 그리티피사니 궁전, 등에서 단독 공연을 펼친 그녀는 이번 한국 공연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보수적인 나라라고 들었는데, 지난밤의 공연은 정말 뜨거웠어요. 무대에서 느껴지는 관객의 반응에 제가 압도될 정도였죠!” 이모데스티는 영국식 억양으로 전날 공연에 대해 이야기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적인 공연 무대에 오르는 배우이면서도 매니저 한 명 없이 커다란 수트케이스를 직접 들고 다닐 정도로 수수한 이모데스티는 무대 밖에서는 친근한 카리스마로 주변을 압도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컬러를 더할 때면 새로운 스타일과 제품에 감동하던 그녀는 사실 공연 때마다 거의 자신이 직접 무대화장을 한다. “공연마다 캐릭터가 다 다르죠. 그래서 그 캐릭터에 따라 의상, 화장, 춤 스타일을 정해요.” 그러다 보니 화장과 클렌징에는 대가가 되었다. 그녀가 무엇보다 중요시하는 뷰티 루틴은 바로 보습. “몸과 마음 모두 ‘하이드레이션’이 중요하죠!”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은 기본, 꼼꼼히 수분 케어를 하고 땀을 흠뻑 흘리며 운동하고 나면 마음이 차분해진단다. 그런 그녀가 한 번도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오랜 시간 정상급 배우로서 벌레스크 공연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것은 바로 긍정적 마인드와 아웃도어 운동 덕분이다. 무엇이든지 밖에서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그녀는 틈만 나면 하이킹을 즐긴다. “벌레스크 공연은 규칙이 없어요. 무엇에 얽매일 필요가 없죠! 그래서 저도 자신을 어떤 사이즈에 맞추려 하지 않아요. 몸도 마찬가지예요. 제게 몸은 찬양(celebrate) 그 자체예요.”
“제 몸에는 커브가 많죠! 그 커브 덕분에 남들과 달라 보일 때도 있고, 때로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해요. 더 크리에이티브해질 수도 있고요. 그게 저예요.” 이모데스티 블레이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