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 시즌 셀린느의 데뷔 컬렉션에 대한 엇갈린 평가에 자극받아 고심한 흔적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1970년대 의상실에서 영감을 받은 미러 박스가 스르르 움직이더니 그 안에서 컨트리풍 체크 플리츠스커트에 빈티지한 셀린느 벨트와 스카프, 에비에이터 선글라스로 힘을 준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이후
가죽 보머 재킷과 시어링 재킷에 체크 스커트를 입거나 퍼 케이프에 스키니 진과 하이 부츠를 매치하는 등 셀린느의 클래식한 아카이브를 에디 슬리먼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룩들이 연이어 등장했다. 그 옛날 셀린느 부티크에서 튀어나온 듯한 프랑스 부르주아 소녀들이 어찌나 쿨해 보이던지! 레트로풍 그래픽 패턴 플리츠 원피스를 입은 모델 강소영의 등장 역시 반가웠다. 무엇보다 분명한 건, 아직도 피비 필로 시절 셀린느만을 열렬히 찬양하며 ‘Old Celine’ 인스타그램 계정을 활성화하고 있는 팬들에게 이것이 진정한 ‘Old Celine’ 라며 일침을 가한 에디 슬리먼의 의도가 통했단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