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완전하게 새로운 무언가를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일까?" 레이 카와쿠보는
쇼 노트를 통해 짧은 질문을 던졌다.
패션에 새로움이란 없다. 몸‘ 을 싸서
가리거나 보호하기 위해 피륙 따위로
만들어 입는 물건’이라는 사전적 정의에
충실하거나 얼굴과 팔다리를 정해진
부분에 끼워 넣어야 한다는 통상적인
규칙에 얽매인다면 말이다. 그러나
레이 카와쿠보가 선보이는 꼼데가르송
컬렉션은 이 모든 조건을 가볍게
뛰어넘는다. 재료에 제한을 두지도,
팔과 머리를 위한 구멍을 필수적으로
뚫지도 않는다. 대신 레이 카와쿠보는
추상적인 구조물을 씌우거나 옷을
인체 범위를 넘어서는 거대한 크기로
확대하고, 커다란 천으로 모델을 가두듯
덮어씌우는 방식을 택하며 꼼데가르송이
쿠튀르적 패션을 넘어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는 이유를 증명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