랙 앤 본이 런웨이로 돌아왔다. 최근
몇 시즌 동안 프레젠테이션으로 새
컬렉션을 소개한 터라 더욱 기대되는
쇼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제5
원소>의 2020년 버전처럼 보이는 룩이
컬렉션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이유인즉
마커스 웨인라이트가 디지털 아티스트
그룹 라임라이트, 그리고 파나소닉과
협업해 쇼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런웨이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에는
도시와 자연, 인간의 모습을 3D로
구현한 디지털 영상이 상영됐는데, 마치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을 감상하는
듯한 기분을 안겼다. 밀리터리 무드를
반영한 스타일이 주를 이뤘고, 거기에
미국 워크웨어, 영국의 테일러링,
스포티즘을 골고루 버무려냈다.
그런지한 느낌이 드는 스타일링과 쇼
중간중간 <제5원소>의 여주인공 밀라
요보비치처럼 비비드한 컬러로 머리를
물들인 모델들을 보고 있으니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세‘ 기말의 지구를
구하기 위해 떠나는 전사’들이 눈앞에
나타난 것처럼 흥미로웠다. 하지만
압도적인 미래 무드에 비해 룩 자체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듯해 아쉬웠다.